생각

Y 단편 /7화

조용하거나 일렁이는 마음을 천천히 씁니다. 약을 먹고 썼던 글도 있습니다. 아팠던 모습을 전시하는 건 역하지만 이것도 제 삶의 일부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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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부터 최신순

8월에 느꼈다. 이 사람과 친해지고 싶다고. 12월에 느꼈다. 이 사람과 사귀고 싶다고. 1월에 느꼈다. 이 사람과 함께 걷고 싶다고. 얼마 만의 연애인지 모르겠다. 딱히 날짜나 연도를 세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오랜만이다. 당신을 생각하면 당장 얼굴이 선명하게 기억나고, 부드럽게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손을 생각하면 공황이 올 정도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심...

37 1 2023.02.03

생각

앨빈과 톰

생각하기

그는 심해의 바닥 속에 펜을 들고 종이만 뚫어지게 바라보며 눈을 깜박거렸다. 그는 종이만 바라봤다. 마법처럼 백지에 없던 글자가 새겨지는 건 아닐까, 하고. 무언가 써질 것을 기대하는 마음이 아주 조금은, 조금은 있었다. 하지만 백지는 백지일 뿐. 마법도 마법일 뿐이었다. '톰. 뭐 하는 거야? 네 머릿속에 있는 걸 써야지.' "앨빈. 나 지금 바빠." 톰...

15 2021.12.25

생각

딸깍 (1)

그 볼펜 소리에

정말 안 할 거야? 매니저 언니는 볼펜만 딸깍거리며 내게 말했다. 응, 이제 안 해. 나는 다른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말을 건넸다. 조용한 일 인실. 링거를 서너 개 달고 있는 손등을 만지작거렸다. 교통사고. 뉴스나 미디어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단어. 반대로 가족이나 주변이 겪게 되면 정말 괴로워지는 단어다. 막상 내가 당하니 엄청나게 슬프진 않았다. ...

39 4 2021.02.04

생각

내가_리본에_묶여_택배로_왔다면

도와주세요.

오후 7시. 오늘도 그는 사람으로 가득 찬 버스 안에서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음악을 듣는다. 퇴근길로 차가 막힐 시간이라 20분은 더 걸린다. 그는 조용히 플레이 리스트를 셔플 해놓고 코트 주머니에 핸드폰을 넣었다. 미디엄 템포의 차분한 비트가 재생됐고, 울창한 숲처럼 자리 잡은 사람들을 조심스레 해쳐지나 가며 버스 손잡이를 잡았다. 금요일 밤이지만 즐거...

26 2020.12.16

생각

조용히.

미래일기au 자캐

그는 힘겹게 도어록을 열고 현관에 들어섰다. 인기척 없는 거실에 조금 안심하며 문을 닫았다. 신발을 채 벗기도 전에 다리에 힘을 잃고 주저앉았다. 오늘 상대는 꽤 벅찼다. 까다로운 데다가 준비도 못 한 채 습격 받은 날은 처음이었다. 그는 오늘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앞으로 냅다 주먹으로 두들겨패는 싸움은 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몸을 둥글게 말아 신발을 겨우...

27 2020.11.10

생각

고독

부제는 백건. 2018년 3월 31일.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손가락을 하나 들어 피아노 백건 하나를 누른다. 무겁지 않은 음이 울린다. 손가락을 떼지 않고 계속 누르고 있으니 음은 울리면서 점점 소리가 사라진다. 손가락 끝이 하얗게 질리도록 세게 누르고 있는데도 음은 사라져간다. 건반에서 손을 떼자 주변엔 다시 고요가 감돈다. 입을 다물고 있으니 침묵이라는 알약을 삼킨 것처럼 목구멍이 아프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이...

21 2020.05.19

생각

박스

2018년 6월 7일, 약을 먹은 후 몰려오는 적막에 씀

나는 박스 안에 있다. 박스가 어떤 색인지는 잘 모른다. 나는 그냥 검은 박스라고 생각하고 있다. 몸을 웅크리고 눈을 감다 보면 머릿속으로 내 몸 밖의 박스를 만들어낸다. 심장은 크게 두근거리지만 곧 가라앉을 것이다. 발끝이 차갑지만 그게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요즘 들어 내 기분이 많이 들떴던 것 같다. 기대를 너무 많이 한 것이다. 이제 나아질 ...

145 202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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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과 속마음

2차 창작이 아닌 나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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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_리본에_묶여_택배로_왔다면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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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는 백건. 2018년 3월 31일.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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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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